<책人감과 함께하는 책in책>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202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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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 버드, 마틴 셔윈 2023년 06월(특별판)


영화 ‘오펜하이머’는 올여름 극장가에서 흥행했던 영화로, 거장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입니다. 주인공 킬리언 머피의 연기와 화려한 조연, CG에 의존하지 않은 폭발 장면 등이 인상적이었습니다. tvN 알쓸별잡에 놀란 감독이 출연하여 오펜하이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과학자이자 맨해튼 프로젝트의 총책임자로서 원자폭탄을 개발하는 과정을 주로 담고 있습니다.

이 책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는 오펜하이머의 평전으로서 이 영화의 원작입니다. 저널리스트인 ‘카이 버드’와 영문학과 역사학 교수인 ‘마틴 셔윈’은 25년 동안 답사와 인터뷰, FBI 문서 열람 등의 자료 수집을 거쳐 이 책을 썼습니다. 이 책은 2005년 미국에서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는 2010년 출간 후 영화 개봉에 맞춰 특별판으로 새롭게 나왔습니다.

저는 미국이나 유럽의 전기를 읽을 때면 부러운 생각이 듭니다. 그 책들은 방대한 조사를 통해 쓰였으며 매우 객관적입니다. 당시의 상황을 정확하고 편향되지 않게 들려주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에는 전기나 평전의 비중이 높다고 합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전기나 평전은 그렇게 많은 관심을 받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정치가나 기업가의 전기들이 객관적이지 못한 찬양과 과장을 많이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 책은 ‘오펜하이머’의 일대기와 함께 당시 과학사의 세밀하고도 세계적인 움직임을 잘 담고 있습니다. 나아가 미국 원자 관련 학문의 발달과 변화, 맨해튼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과 그 이후의 미국 정치사, 과학사를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하여 다루고 있습니다.

두 저자가 퓰리처상을 받은 이유도 바로 이러한 특징 때문입니다. 미국과 유럽의 전기는 분량의 압박이 있지만 가장 읽고 싶은 책입니다. 전기 작가인 월터 아이작슨이 쓴 ‘스티브 잡스’(2015년)와 ‘일론 머스크’(2023년 9월)도 추천합니다.

우리나라도 조선왕조실록이라는 훌륭한 기록문화가 있으니 더 많은 전기가 사랑받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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