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인터뷰]<인터뷰-이정일 참치여라 대표>“코로나19 위기가 내게는 인생 전환 포인트”

2023-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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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휘젓던 공연가에서 골목 사장으로

철저한 예약 관리로 신뢰···위기가 기회로

최고급 서비스·재료 본연의 맛···비결은 간단

 

 

“제게는 코로나19가 큰 기회가 됐어요.”

 

지난 2020년 전 세계를 덥친 코로나는 경제에 큰 충격을 주었다. 특히 상인들에게, 골목 소상인들에게는 더욱 가혹했다. 많은 서민들이 임대료를 내지 못하고 장사를 접어야 했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잡는 사람은 언제나 있다.

 

공릉역 4번 출구로 나와 조금 가다가 중랑천 방향 골목길로 접어들면 ‘참치여라’의 아주 조그만 간판이 보인다. 김덕수사물놀이패 일원으로 전 세계를 휘젓다 여기에 조용히 자리잡은 이정일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코로나 대 유행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그는 러시아 모스크바, 독일 베를린 등에서 특강을 하고 있었다.

 

“수익은 적지 않았어요. 한 달 해외 공연을 다녀오면 두어 달 쉬어도 될 만큼 벌이가 됐어요. 그리고 공연 요청도 끊임없이 들어왔어요.”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었다. 아이들은 커가고 아빠의 역할도 필요한데 언제까지 유랑생활을 할 수 있을지 불안하던 차였다.

 

“고민 끝에 공연이 없는 날에는 아는 분으로부터 참치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2년 정도 됐을 때였는데 때마침 코로나가 터진 거예요.”

 

해외여행이 일절 금지됐다. 공연 요청도 뚝 끊겼다.

 

“이때다 싶었어요. 남들은 다 말렸지만 마음이 급했어요. 그래서 그해 6월 바로 개업했어요.”

 

하지만 대박이 터졌다. 손님들이 몰려왔다. 영업시간이 9시까지로 제한됐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제가 기본적으로 예술인이잖아요.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해주는데 기본적인 재능이 있어요. 손님들 하소연 들어주고 위로하는 걸 잘하거든요.”

 

참치여라는 바 형식으로 돼 있다. 손님들이 주방장과 마주하고 대화할 수 있는 구조다.

 

“어차피 손님들이 줄 서서 먹는 식당은 아니잖아요. 소수의 손님들이 특별한 날 찾아오는 곳이거든요. 코로나 상황이어도 특별한 날은 다가오고 이벤트가 필요한 손님들은 언제나 있는 법이니까요.”

 

연인 사이 이벤트에서부터 가족 단위 생일잔치까지 기념할 만한 날에는 참치여라를 찾았다. 대규모 공간을 찾기 불안할 때에도 소규모 공간은 오히려 안전했다. 철저한 예약자 관리는 더욱 신뢰감을 줬다.

 

“여러 해외 공연을 다니며 대사·영사 만찬을 받아본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됐어요. 어떤 대접이 손님을 기분 좋게 하는지 알게 됐거든요. 플레이팅에서 서비스까지 심혈을 기울였어요.”

 

겨우 15평 공간에서 연매출 4억원을 기록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맛이에요.”

 

그는 가급적 생참치를 사용했다. 냉동참치는 30%가 넘지 않도록 했다.

 

“생참치가 아니면 참치 본연의 맛을 즐기기 어렵거든요. 하지만 또 가격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냉동참치를 쓰지 않을 수는 없어요. 적절한 가격에 냉동참치를 적절히 섞는 비율이 노하우에요. 강북에서도 이런 참치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 대표는 참치여라에는 김, 맛소금, 기름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비린 맛 때문에 김으로 감추고 참치 자체에 아무 맛도 없어서 기름장이 필요하고 적절한 맛을 내기 위해서 맛소금을 쓴다는 것이 이 대표의 말이다.

 

“지금은 여기가 바로 나의 무대입니다. 도구만 바뀌었을 뿐입니다.”

 

이 대표는 임대료가 싼 곳을 골라 오픈하고 하루 종일 직접 참치를 다듬어 인건비를 절약해 조금이라도 싼 값에 좋은 참치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영향으로 국악을 시작했다. 초등학교때 이미 국무총리상을 받고 20살에 대통령상을 받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평생 사물놀이를 해왔지만 과감히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지금도 일요일에는 도깨비시장 내에 있는 김덕수 사물놀이 연습실을 찾아 연습생을 가르치고 있다.

 

“그 사이 공릉동도 많이 바뀌었어요. 코로나가 지나는 사이 주민들도 이제는 우리 마을에 대해 애정을 갖고 마을 곳곳을 들여다보기 시작했어요.”

 

그동안 돈 벌어서 더 좋은 곳으로 이사갈 생각만 하던 젊은 세대들이 점점 마을에 대한 애정을 갖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점점 살만한 마을, 자랑할만한 마을로 바뀌는 지점에 작은 창작자로서 참치여라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강봉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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