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보며 자랐고 거기서 성공 꿈꿔
‘불맛 제대로’ 살린 제육볶음에 승부 걸어
주민들이 시장으로 모이도록 역할 하고파
“어렸을 때부터 시장이 좋았어요. 벼르고 별러서 시장에 들어왔죠.”
도깨비시장 동일로편 입구에서 오른쪽 두 번째 집. 불사조제육 이진희 사장은 공릉동 토박이다. 공릉동에서 태어나서 공릉동에서 자라고 공릉동에 자리 잡았다.
“지금은 행복발전소 인근, 국수거리인데요. 그때는 다 복개천이라고 하면 알아들었어요. 거기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도깨비시장은 제겐 아주 익숙한 곳이에요.”
어린 시절 도깨비시장은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물건들이 팔리는 곳이었다. 먹을 것, 입을 것에서부터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다 있는 곳이었다.
“식당을 시작하면서 무조건 시장 안에서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하지만 자리가 나지 않던 차에 일단 공릉역 인근에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생각만큼 잘되지 않았어요. 한 2년만에 문을 닫고 무조건 시장에 자리가 나기를 기다렸죠.”
그렇게 기다려서 자리가 난 곳이 시장 한가운데 사거리 바로 옆이었다. 애초에는 기존 가게의 업종을 그대로 이어받아서 하다가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제육볶음 단일메뉴로 바꾸었다. 그리고 또 2년여 만에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그게 지난해 여름이다.
“TV나 방송에서 보면 단일메뉴 성공사례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하지만 이를 실천하기는 정말 어려워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메뉴를 해야 한다고 조언하는지 몰라요.”
단일메뉴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최소한의 재료를 준비하고 최소한의 비용과 노력으로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다. 그만큼 단점도 분명하다.
“물론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까 다양한 메뉴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만큼 부담이 있어요. 무엇보다 저는 꼭 제육볶음으로 인정받고 싶거든요.”
한가지 메뉴도 제대로 맛을 내기 어려운데 이것 저것 도전하다가 아무 것도 제대로 하기 힘들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다.
“최근에 가스 버너가 고장나는 바람에 겨우 겨우 요리를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먹어보니 그게 더 맛있는 거예요. 그래서 고장났을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불조절을 해가면서 해 보고 있는데요. 요리라는 게 해도 해도 끝이 없어요. 이쯤하면 좀 알겠다 싶지만, 하다 보면 더 맛있는 방법이 있더라구요.”
이진희 사장은 판매 방식도 ‘포장’만 고집하고 있다.
처음에는 홀도 운영했었지만 매장이 좁은데 서빙까지 혼자서 하다보니 한계를 느꼈다.
“요즘 배달이 대세인 것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배달을 해 보면 손님도 부담이고 가게도 부담이에요. 하다 보면 마진은 적고 만족도도 떨어지는 것을 알겠더라고요. 무엇보다 사람들이 시장으로 오게 하고 싶었어요.”
시장에 기대어 사는 사람으로서 시장이 잘 되는 것이 가게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고 또 나로 인해 시장이 발전한다면 그것 또한 기쁨이다.
“밀키트도 해봤는데 그만뒀어요. 싸지도 않고 맛있지도 않더라고요. 가져가면 결국 다시 다 요리해야 해서 번거롭기만 하고 엄청난 쓰레기도 마음에 부담이었어요.”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런 저런 도전 끝에 결국 단일메뉴로 ‘포장’ 판매 방식으로 마음 먹었다. 시장을 보고 가면서 사가면 집에 가서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제육에 방해되는 것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 그녀의 결론이다.
“도깨비시장이 코로나 시기에 손님이 크게 늘었어요. 그동안 전통시장을 외면하던 젊은 주부들도 마땅히 갈 곳이 없어지자 시장으로 몰려들었어요. 그리고 시장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물건도 좋고 값도 싸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하지만 지난해 여름을 지나면서 코로나가 가라앉으면서 눈에 띄게 줄었다.
“아무래도 갈 곳이 많아졌잖아요. 그러니까 덜 오게 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죠. 하지만 한 번 시장으로 발길을 시작한 사람들을 붙잡는 것은 시장 상인들의 몫이죠.”
이제는 시장도 싼 값에 덤을 많이 주는 것만으로는 승부가 되지 않는다.
“대형 마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인간적인 매력이 있어야 하고요. 또 좋은 물건이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어야 해요.”
결국 시장의 장점은 가게 가게마다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개성에 맞춰 책임 운영을 한다는 것이라고 이 사장은 강조했다.
제육의 맛은 좋은 고춧가루를 적당한 비율로 섞는 것에서 비롯된다. 좋은 앞다리살을 쓰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에 불맛을 제대로 입힐 수 있는 조리 스킬이 필요하다.
“제육 장인이라고 불려는 것이 목표에요. 기복 없이 그날 준비한 재료를 소진하면 몇 시가 됐건 자신 있게 문 닫을 수 있는 곳. 날씨가 좋거나 나쁘거나 영향받지 않는 곳. 그렇게 될 때까지 노력하자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시장을 보며 자랐고 거기서 성공 꿈꿔
‘불맛 제대로’ 살린 제육볶음에 승부 걸어
주민들이 시장으로 모이도록 역할 하고파
“어렸을 때부터 시장이 좋았어요. 벼르고 별러서 시장에 들어왔죠.”
도깨비시장 동일로편 입구에서 오른쪽 두 번째 집. 불사조제육 이진희 사장은 공릉동 토박이다. 공릉동에서 태어나서 공릉동에서 자라고 공릉동에 자리 잡았다.
“지금은 행복발전소 인근, 국수거리인데요. 그때는 다 복개천이라고 하면 알아들었어요. 거기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도깨비시장은 제겐 아주 익숙한 곳이에요.”
어린 시절 도깨비시장은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물건들이 팔리는 곳이었다. 먹을 것, 입을 것에서부터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다 있는 곳이었다.
“식당을 시작하면서 무조건 시장 안에서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하지만 자리가 나지 않던 차에 일단 공릉역 인근에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생각만큼 잘되지 않았어요. 한 2년만에 문을 닫고 무조건 시장에 자리가 나기를 기다렸죠.”
그렇게 기다려서 자리가 난 곳이 시장 한가운데 사거리 바로 옆이었다. 애초에는 기존 가게의 업종을 그대로 이어받아서 하다가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제육볶음 단일메뉴로 바꾸었다. 그리고 또 2년여 만에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그게 지난해 여름이다.
“TV나 방송에서 보면 단일메뉴 성공사례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하지만 이를 실천하기는 정말 어려워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메뉴를 해야 한다고 조언하는지 몰라요.”
단일메뉴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최소한의 재료를 준비하고 최소한의 비용과 노력으로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다. 그만큼 단점도 분명하다.
“물론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까 다양한 메뉴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만큼 부담이 있어요. 무엇보다 저는 꼭 제육볶음으로 인정받고 싶거든요.”
한가지 메뉴도 제대로 맛을 내기 어려운데 이것 저것 도전하다가 아무 것도 제대로 하기 힘들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다.
“최근에 가스 버너가 고장나는 바람에 겨우 겨우 요리를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먹어보니 그게 더 맛있는 거예요. 그래서 고장났을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불조절을 해가면서 해 보고 있는데요. 요리라는 게 해도 해도 끝이 없어요. 이쯤하면 좀 알겠다 싶지만, 하다 보면 더 맛있는 방법이 있더라구요.”
이진희 사장은 판매 방식도 ‘포장’만 고집하고 있다.
처음에는 홀도 운영했었지만 매장이 좁은데 서빙까지 혼자서 하다보니 한계를 느꼈다.
“요즘 배달이 대세인 것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배달을 해 보면 손님도 부담이고 가게도 부담이에요. 하다 보면 마진은 적고 만족도도 떨어지는 것을 알겠더라고요. 무엇보다 사람들이 시장으로 오게 하고 싶었어요.”
시장에 기대어 사는 사람으로서 시장이 잘 되는 것이 가게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고 또 나로 인해 시장이 발전한다면 그것 또한 기쁨이다.
“밀키트도 해봤는데 그만뒀어요. 싸지도 않고 맛있지도 않더라고요. 가져가면 결국 다시 다 요리해야 해서 번거롭기만 하고 엄청난 쓰레기도 마음에 부담이었어요.”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런 저런 도전 끝에 결국 단일메뉴로 ‘포장’ 판매 방식으로 마음 먹었다. 시장을 보고 가면서 사가면 집에 가서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제육에 방해되는 것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 그녀의 결론이다.
“도깨비시장이 코로나 시기에 손님이 크게 늘었어요. 그동안 전통시장을 외면하던 젊은 주부들도 마땅히 갈 곳이 없어지자 시장으로 몰려들었어요. 그리고 시장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물건도 좋고 값도 싸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하지만 지난해 여름을 지나면서 코로나가 가라앉으면서 눈에 띄게 줄었다.
“아무래도 갈 곳이 많아졌잖아요. 그러니까 덜 오게 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죠. 하지만 한 번 시장으로 발길을 시작한 사람들을 붙잡는 것은 시장 상인들의 몫이죠.”
이제는 시장도 싼 값에 덤을 많이 주는 것만으로는 승부가 되지 않는다.
“대형 마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인간적인 매력이 있어야 하고요. 또 좋은 물건이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어야 해요.”
결국 시장의 장점은 가게 가게마다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개성에 맞춰 책임 운영을 한다는 것이라고 이 사장은 강조했다.
제육의 맛은 좋은 고춧가루를 적당한 비율로 섞는 것에서 비롯된다. 좋은 앞다리살을 쓰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에 불맛을 제대로 입힐 수 있는 조리 스킬이 필요하다.
“제육 장인이라고 불려는 것이 목표에요. 기복 없이 그날 준비한 재료를 소진하면 몇 시가 됐건 자신 있게 문 닫을 수 있는 곳. 날씨가 좋거나 나쁘거나 영향받지 않는 곳. 그렇게 될 때까지 노력하자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시장을 보며 자랐고 거기서 성공 꿈꿔
‘불맛 제대로’ 살린 제육볶음에 승부 걸어
주민들이 시장으로 모이도록 역할 하고파
“어렸을 때부터 시장이 좋았어요. 벼르고 별러서 시장에 들어왔죠.”
도깨비시장 동일로편 입구에서 오른쪽 두 번째 집. 불사조제육 이진희 사장은 공릉동 토박이다. 공릉동에서 태어나서 공릉동에서 자라고 공릉동에 자리 잡았다.
“지금은 행복발전소 인근, 국수거리인데요. 그때는 다 복개천이라고 하면 알아들었어요. 거기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도깨비시장은 제겐 아주 익숙한 곳이에요.”
어린 시절 도깨비시장은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물건들이 팔리는 곳이었다. 먹을 것, 입을 것에서부터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다 있는 곳이었다.
“식당을 시작하면서 무조건 시장 안에서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하지만 자리가 나지 않던 차에 일단 공릉역 인근에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생각만큼 잘되지 않았어요. 한 2년만에 문을 닫고 무조건 시장에 자리가 나기를 기다렸죠.”
그렇게 기다려서 자리가 난 곳이 시장 한가운데 사거리 바로 옆이었다. 애초에는 기존 가게의 업종을 그대로 이어받아서 하다가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제육볶음 단일메뉴로 바꾸었다. 그리고 또 2년여 만에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그게 지난해 여름이다.
“TV나 방송에서 보면 단일메뉴 성공사례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하지만 이를 실천하기는 정말 어려워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메뉴를 해야 한다고 조언하는지 몰라요.”
단일메뉴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최소한의 재료를 준비하고 최소한의 비용과 노력으로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다. 그만큼 단점도 분명하다.
“물론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까 다양한 메뉴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만큼 부담이 있어요. 무엇보다 저는 꼭 제육볶음으로 인정받고 싶거든요.”
한가지 메뉴도 제대로 맛을 내기 어려운데 이것 저것 도전하다가 아무 것도 제대로 하기 힘들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다.
“최근에 가스 버너가 고장나는 바람에 겨우 겨우 요리를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먹어보니 그게 더 맛있는 거예요. 그래서 고장났을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불조절을 해가면서 해 보고 있는데요. 요리라는 게 해도 해도 끝이 없어요. 이쯤하면 좀 알겠다 싶지만, 하다 보면 더 맛있는 방법이 있더라구요.”
이진희 사장은 판매 방식도 ‘포장’만 고집하고 있다.
처음에는 홀도 운영했었지만 매장이 좁은데 서빙까지 혼자서 하다보니 한계를 느꼈다.
“요즘 배달이 대세인 것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배달을 해 보면 손님도 부담이고 가게도 부담이에요. 하다 보면 마진은 적고 만족도도 떨어지는 것을 알겠더라고요. 무엇보다 사람들이 시장으로 오게 하고 싶었어요.”
시장에 기대어 사는 사람으로서 시장이 잘 되는 것이 가게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고 또 나로 인해 시장이 발전한다면 그것 또한 기쁨이다.
“밀키트도 해봤는데 그만뒀어요. 싸지도 않고 맛있지도 않더라고요. 가져가면 결국 다시 다 요리해야 해서 번거롭기만 하고 엄청난 쓰레기도 마음에 부담이었어요.”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런 저런 도전 끝에 결국 단일메뉴로 ‘포장’ 판매 방식으로 마음 먹었다. 시장을 보고 가면서 사가면 집에 가서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제육에 방해되는 것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 그녀의 결론이다.
“도깨비시장이 코로나 시기에 손님이 크게 늘었어요. 그동안 전통시장을 외면하던 젊은 주부들도 마땅히 갈 곳이 없어지자 시장으로 몰려들었어요. 그리고 시장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물건도 좋고 값도 싸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하지만 지난해 여름을 지나면서 코로나가 가라앉으면서 눈에 띄게 줄었다.
“아무래도 갈 곳이 많아졌잖아요. 그러니까 덜 오게 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죠. 하지만 한 번 시장으로 발길을 시작한 사람들을 붙잡는 것은 시장 상인들의 몫이죠.”
이제는 시장도 싼 값에 덤을 많이 주는 것만으로는 승부가 되지 않는다.
“대형 마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인간적인 매력이 있어야 하고요. 또 좋은 물건이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어야 해요.”
결국 시장의 장점은 가게 가게마다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개성에 맞춰 책임 운영을 한다는 것이라고 이 사장은 강조했다.
제육의 맛은 좋은 고춧가루를 적당한 비율로 섞는 것에서 비롯된다. 좋은 앞다리살을 쓰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에 불맛을 제대로 입힐 수 있는 조리 스킬이 필요하다.
“제육 장인이라고 불려는 것이 목표에요. 기복 없이 그날 준비한 재료를 소진하면 몇 시가 됐건 자신 있게 문 닫을 수 있는 곳. 날씨가 좋거나 나쁘거나 영향받지 않는 곳. 그렇게 될 때까지 노력하자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시장을 보며 자랐고 거기서 성공 꿈꿔
‘불맛 제대로’ 살린 제육볶음에 승부 걸어
주민들이 시장으로 모이도록 역할 하고파
“어렸을 때부터 시장이 좋았어요. 벼르고 별러서 시장에 들어왔죠.”
도깨비시장 동일로편 입구에서 오른쪽 두 번째 집. 불사조제육 이진희 사장은 공릉동 토박이다. 공릉동에서 태어나서 공릉동에서 자라고 공릉동에 자리 잡았다.
“지금은 행복발전소 인근, 국수거리인데요. 그때는 다 복개천이라고 하면 알아들었어요. 거기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도깨비시장은 제겐 아주 익숙한 곳이에요.”
어린 시절 도깨비시장은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물건들이 팔리는 곳이었다. 먹을 것, 입을 것에서부터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다 있는 곳이었다.
“식당을 시작하면서 무조건 시장 안에서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하지만 자리가 나지 않던 차에 일단 공릉역 인근에서 시작했어요. 그런데 생각만큼 잘되지 않았어요. 한 2년만에 문을 닫고 무조건 시장에 자리가 나기를 기다렸죠.”
그렇게 기다려서 자리가 난 곳이 시장 한가운데 사거리 바로 옆이었다. 애초에는 기존 가게의 업종을 그대로 이어받아서 하다가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제육볶음 단일메뉴로 바꾸었다. 그리고 또 2년여 만에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그게 지난해 여름이다.
“TV나 방송에서 보면 단일메뉴 성공사례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하지만 이를 실천하기는 정말 어려워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메뉴를 해야 한다고 조언하는지 몰라요.”
단일메뉴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최소한의 재료를 준비하고 최소한의 비용과 노력으로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다. 그만큼 단점도 분명하다.
“물론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까 다양한 메뉴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만큼 부담이 있어요. 무엇보다 저는 꼭 제육볶음으로 인정받고 싶거든요.”
한가지 메뉴도 제대로 맛을 내기 어려운데 이것 저것 도전하다가 아무 것도 제대로 하기 힘들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다.
“최근에 가스 버너가 고장나는 바람에 겨우 겨우 요리를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먹어보니 그게 더 맛있는 거예요. 그래서 고장났을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불조절을 해가면서 해 보고 있는데요. 요리라는 게 해도 해도 끝이 없어요. 이쯤하면 좀 알겠다 싶지만, 하다 보면 더 맛있는 방법이 있더라구요.”
이진희 사장은 판매 방식도 ‘포장’만 고집하고 있다.
처음에는 홀도 운영했었지만 매장이 좁은데 서빙까지 혼자서 하다보니 한계를 느꼈다.
“요즘 배달이 대세인 것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배달을 해 보면 손님도 부담이고 가게도 부담이에요. 하다 보면 마진은 적고 만족도도 떨어지는 것을 알겠더라고요. 무엇보다 사람들이 시장으로 오게 하고 싶었어요.”
시장에 기대어 사는 사람으로서 시장이 잘 되는 것이 가게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고 또 나로 인해 시장이 발전한다면 그것 또한 기쁨이다.
“밀키트도 해봤는데 그만뒀어요. 싸지도 않고 맛있지도 않더라고요. 가져가면 결국 다시 다 요리해야 해서 번거롭기만 하고 엄청난 쓰레기도 마음에 부담이었어요.”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런 저런 도전 끝에 결국 단일메뉴로 ‘포장’ 판매 방식으로 마음 먹었다. 시장을 보고 가면서 사가면 집에 가서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제육에 방해되는 것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 그녀의 결론이다.
“도깨비시장이 코로나 시기에 손님이 크게 늘었어요. 그동안 전통시장을 외면하던 젊은 주부들도 마땅히 갈 곳이 없어지자 시장으로 몰려들었어요. 그리고 시장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물건도 좋고 값도 싸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하지만 지난해 여름을 지나면서 코로나가 가라앉으면서 눈에 띄게 줄었다.
“아무래도 갈 곳이 많아졌잖아요. 그러니까 덜 오게 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죠. 하지만 한 번 시장으로 발길을 시작한 사람들을 붙잡는 것은 시장 상인들의 몫이죠.”
이제는 시장도 싼 값에 덤을 많이 주는 것만으로는 승부가 되지 않는다.
“대형 마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인간적인 매력이 있어야 하고요. 또 좋은 물건이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어야 해요.”
결국 시장의 장점은 가게 가게마다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개성에 맞춰 책임 운영을 한다는 것이라고 이 사장은 강조했다.
제육의 맛은 좋은 고춧가루를 적당한 비율로 섞는 것에서 비롯된다. 좋은 앞다리살을 쓰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에 불맛을 제대로 입힐 수 있는 조리 스킬이 필요하다.
“제육 장인이라고 불려는 것이 목표에요. 기복 없이 그날 준비한 재료를 소진하면 몇 시가 됐건 자신 있게 문 닫을 수 있는 곳. 날씨가 좋거나 나쁘거나 영향받지 않는 곳. 그렇게 될 때까지 노력하자고 마음먹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