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한 기름 공급한다는 신뢰 인정받아 기뻐"
“좋은 기름을 팔겠다는 생각이 2대째 이어져 오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 같아서 무엇보다 기분 좋아요.”
도깨비시장에서 40년째 참기름 들기름을 비롯해 각종 식료품을 판매하는 주부상회가 지난 11월 22일 백년가게로 선정돼 현판식을 가졌다.
주부상회를 장인·장모로부터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는 김종호 대표를 안마을신문이 지난 27일 만났다.
“아무리 좋은 기름을 판다고 홍보해도 이를 객관화하는 것이 어려웠는데 이번에 국가기관으로부터 제대로 인정받은 것 같아서 기분 좋습니다.”
김 대표는 백년가게 선정의 의미를 가치의 객관화에 뒀다.
“눈속임 하려 하지마라” 계승
“장모님은 늘 ‘머리 쓰지 마라’ ‘눈속임하려고 하지 마라’고 말했어요. 사실 좋은 기름은 눈으로 구별하기 쉽지 않아요. 때문에 하다 보면 살짝 눈속임 유혹에 빠지거든요. 그런 정신을 계승하려고 애쓰고 있고 이번에 그 점을 인정받은 것 같아 더욱 기분이 좋습니다.”
그렇게 40년 신뢰를 쌓아왔다.
주부상회는 1982년부터 영업을 이어왔다. 당시에는 시장 상인들이 사업자등록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은 아니었지만 주부상회는 다행히 기록이 남아 있어 업력 증명이 가능했다. 백년가게는 기본적으로 30년 이상 상공인을 지원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업력 증명이 꼭 필요했다.
2대째 저온 착유 방식 고집
“업력이 인정된다고 다 되는 건 아니구요 어머님은 당시부터 저온 압착방식을 고집해 왔어요.”
당시만 해도 깨를 타기 직전까지 볶아 마지막 기름 한방울까지 짜는 방식이 두루 쓰일 때였다. 그래야 더 고소하다는 인식도 있었다. 김종호 대표는 “어머님은 다 가족이 먹는다고 생각하면 그럴 수 없었다며 그 방식을 고집해왔다”고 말했다.
“초창기에는 색깔이 흐려서 오해를 받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일단 한 번 맛 본 분들은 다시 찾는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때 단골들은 지금까지도 계속 오시는 분들이 계세요.”
주부상회는 또 들기름 전용 냉장고를 별도 제작해 사용했다.
“들기름은 13~14도의 온도를 유지해야 신선하게 공급할 수 있어요. 그래서 수냉식 냉장고를 만들어 따로 보관했어요.”
믿음 바탕으로 ‘생기름’에 도전
이런 노력은 2대째 와서도 이어졌다.
“제가 인수한 이후에 젊은 세대 감각에 맞게 생들기름, 생참기름을 도입했어요. 아예 볶는 과정이 생략된 기름입니다.”
생기름은 볶는 과정이 없어 참기름 특유의 고소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만큼 건강에는 좋은 기름이다.
“무엇보다 좋은 기름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좋은 공급자를 만나야 합니다. 깨 수확철이 되면 1년치를 미리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하지만 매년 생산량과 질이 똑같을 수는 없어요. 그래서 좋은 상품 확보를 위해서는 오랜 기간 생산자와 믿음을 쌓아가는 것밖에 없어요. 제가 정말 좋은 기회를 잡았다는 것은 아버님이 이미 오랜기간 신뢰를 쌓아온 공급자들을 자연스럽게 만나고 연결됐다는 것이거든요.”
공급자와 신뢰 유지가 비결
좋은 공급자를 오랫동안 신뢰를 쌓는 비결은 결국 생산자에게 좋은 가격을 잘 챙겨주는 수밖에 없다.
“물건은 살 때는 좋은 걸로 달라고 하지 값을 깎아달라는 말은 하지 않아요. 결국 어쩌겠어요. 좋은 물건을 제값 주고 사오면 물건 값이 비싸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김종호 사장은 “좋은 상품은 인정받는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오랫동안 견뎌온 것이 보람”이라며 “그래서 한 번 단골이 된 분은 오래가는 것이 아닐까요”하고 반문했다.
백년가게는 소상공인진흥공단이 업력 30년 이상 소상공인 및 소·중기업을 발굴, 인증하고 100년 이상 존속·성장할 수 있도록 육성하는 사업이다.
백년가게로 인증되면 점포 별 부족한 분야를 분석, 맞춤형 컨설팅을 받을 수 있고 혁신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또 지역신용보증재단에서 혁신형소상공인자금 융자금리 우대을 받을 수 있다.
나아가 백년가게 확인서와 인증현판을 부착하고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사업 신청 시 우대를 받을 수 있다.
백년가게는 노원구에 5곳이 지정됐으며 주부상회는 공릉동 1호다.
김종호 사장은 “그동안 주부상회를 사랑해주신 모든 단골과 고객들 덕분에 얻은 영광”이라며 “백년가게 지정 과정에서 애써주신 관계자분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강봉훈 기자
<사진 설명>지난달 22일 김종호 대표 부부와 1대 창업자 부부, 박용선 상인회장, 서울지방중기청장, 문광형시장 사업단 등이 참여한 가운데 현판식을 가졌다.
"건강한 기름 공급한다는 신뢰 인정받아 기뻐"
“좋은 기름을 팔겠다는 생각이 2대째 이어져 오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 같아서 무엇보다 기분 좋아요.”
도깨비시장에서 40년째 참기름 들기름을 비롯해 각종 식료품을 판매하는 주부상회가 지난 11월 22일 백년가게로 선정돼 현판식을 가졌다.
주부상회를 장인·장모로부터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는 김종호 대표를 안마을신문이 지난 27일 만났다.
“아무리 좋은 기름을 판다고 홍보해도 이를 객관화하는 것이 어려웠는데 이번에 국가기관으로부터 제대로 인정받은 것 같아서 기분 좋습니다.”
김 대표는 백년가게 선정의 의미를 가치의 객관화에 뒀다.
“눈속임 하려 하지마라” 계승
“장모님은 늘 ‘머리 쓰지 마라’ ‘눈속임하려고 하지 마라’고 말했어요. 사실 좋은 기름은 눈으로 구별하기 쉽지 않아요. 때문에 하다 보면 살짝 눈속임 유혹에 빠지거든요. 그런 정신을 계승하려고 애쓰고 있고 이번에 그 점을 인정받은 것 같아 더욱 기분이 좋습니다.”
그렇게 40년 신뢰를 쌓아왔다.
주부상회는 1982년부터 영업을 이어왔다. 당시에는 시장 상인들이 사업자등록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은 아니었지만 주부상회는 다행히 기록이 남아 있어 업력 증명이 가능했다. 백년가게는 기본적으로 30년 이상 상공인을 지원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업력 증명이 꼭 필요했다.
2대째 저온 착유 방식 고집
“업력이 인정된다고 다 되는 건 아니구요 어머님은 당시부터 저온 압착방식을 고집해 왔어요.”
당시만 해도 깨를 타기 직전까지 볶아 마지막 기름 한방울까지 짜는 방식이 두루 쓰일 때였다. 그래야 더 고소하다는 인식도 있었다. 김종호 대표는 “어머님은 다 가족이 먹는다고 생각하면 그럴 수 없었다며 그 방식을 고집해왔다”고 말했다.
“초창기에는 색깔이 흐려서 오해를 받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일단 한 번 맛 본 분들은 다시 찾는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때 단골들은 지금까지도 계속 오시는 분들이 계세요.”
주부상회는 또 들기름 전용 냉장고를 별도 제작해 사용했다.
“들기름은 13~14도의 온도를 유지해야 신선하게 공급할 수 있어요. 그래서 수냉식 냉장고를 만들어 따로 보관했어요.”
믿음 바탕으로 ‘생기름’에 도전
이런 노력은 2대째 와서도 이어졌다.
“제가 인수한 이후에 젊은 세대 감각에 맞게 생들기름, 생참기름을 도입했어요. 아예 볶는 과정이 생략된 기름입니다.”
생기름은 볶는 과정이 없어 참기름 특유의 고소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만큼 건강에는 좋은 기름이다.
“무엇보다 좋은 기름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좋은 공급자를 만나야 합니다. 깨 수확철이 되면 1년치를 미리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하지만 매년 생산량과 질이 똑같을 수는 없어요. 그래서 좋은 상품 확보를 위해서는 오랜 기간 생산자와 믿음을 쌓아가는 것밖에 없어요. 제가 정말 좋은 기회를 잡았다는 것은 아버님이 이미 오랜기간 신뢰를 쌓아온 공급자들을 자연스럽게 만나고 연결됐다는 것이거든요.”
공급자와 신뢰 유지가 비결
좋은 공급자를 오랫동안 신뢰를 쌓는 비결은 결국 생산자에게 좋은 가격을 잘 챙겨주는 수밖에 없다.
“물건은 살 때는 좋은 걸로 달라고 하지 값을 깎아달라는 말은 하지 않아요. 결국 어쩌겠어요. 좋은 물건을 제값 주고 사오면 물건 값이 비싸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김종호 사장은 “좋은 상품은 인정받는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오랫동안 견뎌온 것이 보람”이라며 “그래서 한 번 단골이 된 분은 오래가는 것이 아닐까요”하고 반문했다.
백년가게는 소상공인진흥공단이 업력 30년 이상 소상공인 및 소·중기업을 발굴, 인증하고 100년 이상 존속·성장할 수 있도록 육성하는 사업이다.
백년가게로 인증되면 점포 별 부족한 분야를 분석, 맞춤형 컨설팅을 받을 수 있고 혁신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또 지역신용보증재단에서 혁신형소상공인자금 융자금리 우대을 받을 수 있다.
나아가 백년가게 확인서와 인증현판을 부착하고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사업 신청 시 우대를 받을 수 있다.
백년가게는 노원구에 5곳이 지정됐으며 주부상회는 공릉동 1호다.
김종호 사장은 “그동안 주부상회를 사랑해주신 모든 단골과 고객들 덕분에 얻은 영광”이라며 “백년가게 지정 과정에서 애써주신 관계자분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강봉훈 기자
<사진 설명>지난달 22일 김종호 대표 부부와 1대 창업자 부부, 박용선 상인회장, 서울지방중기청장, 문광형시장 사업단 등이 참여한 가운데 현판식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