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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업종 600m 거리에 자활 동종매장

강봉훈
2024-02-08
조회수 74

 

공공이 소상인 상권 침범···경쟁 불가

프랜차이즈 본사 얘기만 듣고 ‘문제없다’

자활센터, 창업자가 진행한 일···난감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요. 상권이 고스란히 겹치는데 공공의 지원을 받아서 이렇게 개업해버리면 결국 우린 죽으라는 거밖에 안 되잖아요.”

 

임지영 사장은 지난 2000년 9월, 공릉2동 주민센터 인근 골목 안쪽에 자그마한 카페를 마련했다. 그녀가 새로 시작한 카페 ‘달리는 커피’ 매장 판매보다 배달을 위주로 한다. 또 커피보다는 샐러드, 샌드위치, 음료 등이 더 잘 나간다.

 

“남편이 인근에서 검도장을 했어요. 그런데 코로나시기에 체육시설이 문을 닫아야 했잖아요. 그래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제가 여기저기 알아보고 시작한 것이 이거예요. 그래도 나름 장사도 잘 되고 몸은 힘들어도 보람 있었어요.”

 

임지영 사장이 깜짝 놀란 것은 어느날 단골 배달하는 사람이 “확장 이전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네오면서다. 경춘선숲길 바로 옆 신축건물 너무 좋은 자리에 ‘오픈 준비 중’이 붙어 있었다. 직선거리로 600m.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본사에 물어보니 자활센터에서 준비 중이라는 거예요. 계약 거리 밖에 있으니 아무 문제 없다고 했어요.”

 

문제는 배달장사의 속성 상 주문 범위가 공릉1, 2동에 이른다. 어차피 배달앱을 이용하면 똑같은 고객을 매장 2곳이 나눠 먹는 것이다.

 

“개인이 한다면 문제 없죠. 하지만 공공이 개입하는 것은 다르다고 봐요. 지원받는 사람과 자기 돈으로 하는 사람이 공정경쟁이 될 리 없잖아요.”

 

우선 월세부터 다르다. 임 사장의 가게가 80만원의 월세를 내는데 반해 목 좋은 곳에 있는 신규 창업지는 그의 3~4배에 이른다. 신규 창업자에게는 저금리 대출과 매달 일정 금액 인건비까지 지원되기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창업을 지원하고 있는 노원남부자활센터는 난감하다. 자활센터에서는 자활사업의 일환으로 근로지원과 취업 또는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스스로 창업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창업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다.

 

임근형 센터장은 “이번에 두 분이 창업을 하기로 하고 스스로 많은 것을 준비했다”며 “그렇게 알아본 것이 ‘달리는 커피’이고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는 창업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자활사업은 보증금과 월세, 인건비 등은 지원할 수 있지만 권리금은 지원할 수 없다. 때문에 권리금이 없는 매장을 찾아야 했고 그렇게 해서 신축인 매장을 정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계약이 된 상황이어서 쉽게 취소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배달사업만 아니었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을 거예요.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에요. 상권이 겹치지 않게 조금만 더 거리를 두면 되거든요. 노원구에 하나밖에 없는 프랜차이즈 옆에 두 번째 매장을 내야 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요?”

 

강봉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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