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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人감과 함께하는 책in책> 책과 우연들

강봉훈
2024-02-09
조회수 261


김초엽 열림원 2022년 9월

 

김초엽 소설가는 이력이 특이하다. 포항공과대학교에서 화학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 생화학 석사를 이수한 공대 출신이다. 김 작가는 2017년, 한국과학문학상에서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각각 대상과 가작을 받으며 SF 작가로 등단했다.

 

그녀는 2019년,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발표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이후 ‘므레모사’ ‘방금 떠나온 세계’ ‘지구 끝의 온실’ ‘행성어 서점’ ‘파견자들’ 등을 연이어 펴냈다. 특히 김원영 작가와 함께 쓴 논픽션 ‘사이보그가 되다’는 ‘장애와 과학’이라는 이야기를 넘어 장애 등에 관한 과학기술이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깊이 있는 시각을 제시한다.

 

이 책 ‘책과 우연들’은 그녀의 첫 에세이다. 이 책에는 그녀가 소설을 쓰는 과정을 잘 담고 있다. 그녀는 대학과 대학원 석사를 거쳐 연구자의 길을 걷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 SF 작가로 전업했다. 처음 작가의 길을 선택할 때는 1년 정도만 전념해 보겠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소재의 고갈 속에서 소설을 써가는 과정, 장애(청각)가 있지만 좋아하던 작가와의 협업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소설가와는 조금 떨어진 삶을 살다가 우연한 전업 소설가로 변신하는 과정, 작가로서 글의 주제와 소재에 관한 고민, 게임을 좋아해서 게임 아이템을 사기 위해 상금을 노리고 글을 썼다는 에피소드, 글을 쓰는 데 작법서를 마치 토템처럼 믿고 있는 이야기 등은 김초엽 작가의 솔직한 생각을 보여준다.

 

에세이를 통해 그동안 읽었던 작가의 소설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고, 소설 세계관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이 책은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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