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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콜, 앵콜···’ 아파트 마당에서 오케스트라 성황

강봉훈
2024-05-09
조회수 117


 

정통 클래식에서 대중가요·트로트까지

현장에서 주민 직접 출연 노래 부르고

다함께 ‘아모르 파티’ 떼창 분위기 후끈

 

한가로운 일요일 오후, 아파트 단지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나이 지긋한 어른들은 일찌감치 나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고 낮잠에 들지 못한 아이들도 모래사장에서 놀이를 하며 기다렸다.

 

지난달 28일 오후 4시, 태강아파트 공터에서 찾아가는 음악회가 열렸다. 600여 명의 관객이 마당을 가득 메웠다. 객석에 들어오지 못한 많은 사람들은 나무에 기대어, 울타리 너머에서, 또 아파트 복도에서 음악을 즐겼다.

 

음악이 시작되자 떠들썩하던 사위는 순식간에 조용해지고 음악에 집중한다. 방성호 씨가 지휘하는 웨스턴심포니오케스트라의 강렬한 사운드가 공간을 압도했다. 빠르고 경쾌한 리듬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카르멘 서곡으로 무대가 시작됐다. 이어 섬집아기+ 베토벤 팝스, 깊은 밤을 날아서, 쇼스타코비치 왈츠, 차르다시 등 일반인들에게 익숙한 음악이 잇따라 연주됐다.

 

무대는 재즈보컬리스트 고아라 씨가 받아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 ‘아이 갓 리듬’ 등을 불러 분위기를 더욱 달궜다.

 

다시 웨스턴심포니오케스트라가 이어 ‘할아버지의 11개월’ ‘베사메 무쵸’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등으로 하이라이트를 만들었다.

 

공연이 끝난 후 앵콜이 이어졌다. 앵콜에서는 ‘낭만에 대하여’ ‘찐이야’ ‘아모르 파티’ 등 대중가요를 연주해 더욱 큰 호응을 얻었다. 또 현장에서 노래를 부를 사람을 직접 무대 위로 올려 ‘붉은 노을’을 불러 환호를 받았다.

 

노래를 부른 주민 A씨는 “오케스트라가 우리 아파트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오래 전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며 “일상에 지친 나에게 오늘 공연이 큰 위로가 됐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편안한 주말들 즐기던 주민들은 반바지 차림에 슬리퍼를 신은 채 나와 일부는 의자에, 일부는 마당에 자리를 깔고 앉아 편안하게 음악을 즐겼다. 아이들이 뛰어 다니고 무대에 올라가도 불평하는 사람은 없었다.

 

방성호 씨는 “지난해부터 노원구에서 찾아가는 음악회를 하고 있지만 이렇게 호응이 좋은 곳은 처음”이라며 “관객들의 열정에 더욱 신나는 무대가 됐다”고 말했다.

 

임경일 태강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은 “우리 아파트가 공공시설물 관리 구청 지원사업에 선정된 데 이어 좋은 공연까지 유치하게 돼 겹경사가 났다”며 “앞으로도 아파트에 좋은 일이 많이 생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아파트 생기고 20여 년만에 이런 행사는 처음”이라며 “주민들이 이렇게 모여서 좋은 음악을 함께 즐기니 너무 행복하고 자부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강봉훈 기자

<사진 설명>재즈보컬 고아라씨가 노래를 부르고 있는 가운데 방성호 지휘자가 메인 연주자를 직접 지목하며 관객들의 시선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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