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대변 동대표 열정 대단
한 묶음으로 폄훼할 때 ‘속상’
감시체계 꼼꼼···비리 없어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관심
주민사이 갈등···개입 어려워
적극적 참여로 열정 보이길
“아파트 자체가 하나의 작은 지역사회거든요. 입주자대표회의는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가장 작은 단위로 보면 될 것 같아요.”
안마을신문은 지난달 31일 임경일 태강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을 만났다. 태강아파트는 1676세대로 공릉동에서 가장 세대수가 많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주민들이 직접 선출한 동대표로 구성된 대의기구거든요. 나라에 국회가 있는 것처럼 입주자대표회의가 아파트 운영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중요한 일들을 결정합니다.”
임경일 회장은 무엇보다 주민들이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한 오해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동대표들은 매달 모여서 숫자들이 빼곡한 자료를 보면서 몇 시간씩 회의를 진행해요. 때로는 고성이 오가며 각자의 의견을 주장하기도 하고요. 각자 주민들을 대표한다는 사명감이 대단하거든요.”
하지만 주민들은 때로는 단편적인 내용만 보고 입주자대표회의를 한 묶음으로 보고 폄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결정이 나오면 어찌된 일인지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고 구청에 민원 먼저 넣어요. 가까운 거리의 관리실을 찾아오거나 전화만 해봐도 의사 결정 과정이나 절차를 들을 수 있는데도 이를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아요.”
구청에 민원이 들어가도 구청 담당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알 리 없다. 어차피 ‘한 번 확인해 보겠습니다’는 대답이 전부다.
“구청에 민원이 들어가면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요. 무언가 확인해야 되고 답변도 해야 하거든요. 절차는 복잡해지고 여러 사람이 수고로워질 수밖에 없어요.”
그동안 언론을 통해 쌓여온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실에 관한 불신이 가장 큰 책임이다.
“많은 분들이 잘 믿으려고 하지 않아요. 하지만 정작 들어와서 보면 생각보다 비리가 기생할 수 있는 구석이 없어요. 내부감사, 회계감사, 구청 감사 등 감시체계가 층층이 돼 있거든요. 어쩌다 동대표 한 분이 나쁜 마음으로 들어올 수 있어도 나쁜 짓이 쉽게 이루어질 수 없어요.”
임 회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인데 생각보다 이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번에도 엘리베이터 설치 과정에서 설명회를 진행하려 했는데 겨우 한 명이 찾아왔거든요. 생각만큼 사람들이 모이지 않아요. 편지를 써서 전 주민에게 돌린 적도 있는데 사실 매번 글쓰기도 쉽지 않아요.”
반면에 또 작은 민원들을 끊임없이 넣는 주민도 있다.
“아파트가 낡다 보니 급한 공사가 생길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 경우에 따라서는 임시회의를 열어서 의결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왜 임시회를 열어서 굳이 회의비를 지출하느냐는 민원이 들어오기도 해요. 하지만 작은 민원이 사람을 위축되게 만들거든요.”
임경일 회장은 “태강아파트는 이미 오래 거주한 고령층 주민과 편리한 교육환경으로 인해 새로 들어온 젊은 부부들이 함께 사는 곳”이라며 “때문에 의견을 모으거나 운영 방향을 결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은 관리비가 많이 들어도 안전하고 편안한 아파트가 되길 원해요. 반면 연세 드신 분들은 조금 불편해도 이웃들과도 교류하고 관리비도 적게 내는 아파트가 되길 바랍니다.”
관리실과 주민 사이의 갈등을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다.
“관리실 직원도 경비하시는 분도 모두 대민 서비스거든요. 그래서 늘 표현에 조심하고 주민들과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직원들도 적은 인력에 많은 업무량에 시달리다 보면 서비스는 저절로 떨어지는 측면이 있어요.”
층간소음이나 흡연 문제 등 주민 사이의 갈등도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주민 간에 갈등에는 개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양쪽 모두 만족시킬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거든요.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입장도, 가해자라고 지목당한 입장도 억울하기는 매 한가지입니다. 다만 우리가 다양한 사람들이 이웃으로 함께 살아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면 좋겠어요.”
임경일 회장은 주민들의 대의 조직으로 믿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관리실을 찾아 문의해 달라고 말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가장 여러분 가까이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직접 동대표가 돼서 활동할 수 있어요. 열정 많은 분들의 활동을 기다립니다.”
강봉훈 기자
주민 대변 동대표 열정 대단
한 묶음으로 폄훼할 때 ‘속상’
감시체계 꼼꼼···비리 없어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관심
주민사이 갈등···개입 어려워
적극적 참여로 열정 보이길
“아파트 자체가 하나의 작은 지역사회거든요. 입주자대표회의는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가장 작은 단위로 보면 될 것 같아요.”
안마을신문은 지난달 31일 임경일 태강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을 만났다. 태강아파트는 1676세대로 공릉동에서 가장 세대수가 많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주민들이 직접 선출한 동대표로 구성된 대의기구거든요. 나라에 국회가 있는 것처럼 입주자대표회의가 아파트 운영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중요한 일들을 결정합니다.”
임경일 회장은 무엇보다 주민들이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한 오해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동대표들은 매달 모여서 숫자들이 빼곡한 자료를 보면서 몇 시간씩 회의를 진행해요. 때로는 고성이 오가며 각자의 의견을 주장하기도 하고요. 각자 주민들을 대표한다는 사명감이 대단하거든요.”
하지만 주민들은 때로는 단편적인 내용만 보고 입주자대표회의를 한 묶음으로 보고 폄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결정이 나오면 어찌된 일인지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고 구청에 민원 먼저 넣어요. 가까운 거리의 관리실을 찾아오거나 전화만 해봐도 의사 결정 과정이나 절차를 들을 수 있는데도 이를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아요.”
구청에 민원이 들어가도 구청 담당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알 리 없다. 어차피 ‘한 번 확인해 보겠습니다’는 대답이 전부다.
“구청에 민원이 들어가면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요. 무언가 확인해야 되고 답변도 해야 하거든요. 절차는 복잡해지고 여러 사람이 수고로워질 수밖에 없어요.”
그동안 언론을 통해 쌓여온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실에 관한 불신이 가장 큰 책임이다.
“많은 분들이 잘 믿으려고 하지 않아요. 하지만 정작 들어와서 보면 생각보다 비리가 기생할 수 있는 구석이 없어요. 내부감사, 회계감사, 구청 감사 등 감시체계가 층층이 돼 있거든요. 어쩌다 동대표 한 분이 나쁜 마음으로 들어올 수 있어도 나쁜 짓이 쉽게 이루어질 수 없어요.”
임 회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인데 생각보다 이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번에도 엘리베이터 설치 과정에서 설명회를 진행하려 했는데 겨우 한 명이 찾아왔거든요. 생각만큼 사람들이 모이지 않아요. 편지를 써서 전 주민에게 돌린 적도 있는데 사실 매번 글쓰기도 쉽지 않아요.”
반면에 또 작은 민원들을 끊임없이 넣는 주민도 있다.
“아파트가 낡다 보니 급한 공사가 생길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 경우에 따라서는 임시회의를 열어서 의결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왜 임시회를 열어서 굳이 회의비를 지출하느냐는 민원이 들어오기도 해요. 하지만 작은 민원이 사람을 위축되게 만들거든요.”
임경일 회장은 “태강아파트는 이미 오래 거주한 고령층 주민과 편리한 교육환경으로 인해 새로 들어온 젊은 부부들이 함께 사는 곳”이라며 “때문에 의견을 모으거나 운영 방향을 결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은 관리비가 많이 들어도 안전하고 편안한 아파트가 되길 원해요. 반면 연세 드신 분들은 조금 불편해도 이웃들과도 교류하고 관리비도 적게 내는 아파트가 되길 바랍니다.”
관리실과 주민 사이의 갈등을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다.
“관리실 직원도 경비하시는 분도 모두 대민 서비스거든요. 그래서 늘 표현에 조심하고 주민들과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직원들도 적은 인력에 많은 업무량에 시달리다 보면 서비스는 저절로 떨어지는 측면이 있어요.”
층간소음이나 흡연 문제 등 주민 사이의 갈등도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주민 간에 갈등에는 개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양쪽 모두 만족시킬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거든요.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입장도, 가해자라고 지목당한 입장도 억울하기는 매 한가지입니다. 다만 우리가 다양한 사람들이 이웃으로 함께 살아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면 좋겠어요.”
임경일 회장은 주민들의 대의 조직으로 믿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관리실을 찾아 문의해 달라고 말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가장 여러분 가까이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직접 동대표가 돼서 활동할 수 있어요. 열정 많은 분들의 활동을 기다립니다.”
강봉훈 기자